• 2015.12
    ARCROM 뉴스레터 제16호
    • · 발행인:  서일원
    • · 편집인:  박기두, 정유진



■ 프롤로그 > 논단
하천 설계홍수위 산정방법은 개선되어야 한다.

ARCROM 연구단에서는 연구성과의 실용화를 위하여 여러 세부과제들로부터 도출된 다양한 연구결과들을 하천설계기준에 반영하고자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지난 1년여 동안 수 차례 토론회와 공청회를 통해 연구성과를 설명하고,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진행해오고 있다.  (3-4)과제에서는 하천 치수계획 수립을 설계 홍수위 산정방법과 관련하여 하천설계기준의 해당부분을 개정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홍수 시에는 유역으로부터 하천으로의 유입량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므로 하천에서의 흐름은 부정류이다. 하천 각 지점에서의 전형적인 수위 또는 유량 수문곡선은 첨두유량에 이르기까지 상승한 후, 점차 하강하는 형태를 갖게 된다. 이때 홍수파는 하류로 전파되면서 그 첨두치가 감소하게 되는데, 이러한 감소 정도를 규명하는 것이 홍수류 계산이 갖는 공학적 의미이다. 또한 감조하천 구간의 경우에는 홍수와 조석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하천구간 내의 흐름이 결정된다.

 

이와 같이 하천 홍수류가 시간에 따라 흐름이 변화하는 부정류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하천 설계홍수위를 산정하기 위한 계산모형으로 미공병단에서 개발된 정상 부등류 계산모형인 HEC-2 모형(현재는 HEC-RAS 모형의 정상류 모듈에 해당)이 수십 년간 통용되어왔다. 정상류 모형은 말 그대로 하천 유입유량 및 하류단의 수위가 시간에 따라 일정한 경우에나 가능한 정상상태의 흐름을 계산하기 위한 모형이다. 따라서 하천으로의 유입유량과 하류단 경계조건(수위 등) 중 어느 것이라도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경우에는 부적합한 모형이다. 즉, 홍수류 또는 감조하천 흐름계산에는 사용될 수 없는 모형이다.

 

정상류 모형을 사용하여 빈도별 홍수위를 산정하는 절차는 다음과 같다. 우선 강우빈도해석 및 강우-유출 모형에 의하여 유역 유출을 산정한다. 계산된 유역유출량의 첨두치를 정상류 모형의 유입량으로 하고, 하류단 경계조건으로 일정한 수위값을 부여하여 정상류 계산을 수행한다. 이와 같이 일정한 값으로 부여하는 하류단 수위를 기점수위라 칭하는데, 감조하천 구간에 대한 기점수위로는 약최고만조위 등이 사용되고 있다. 결국 정상류 모형에 의하여 산정되는 홍수위는, 유역유출량의 첨두치가 지속적으로 하천에 유입되고 감조하천의 경우 하류단 수위는 약최고만조위 등의 고조위로 일정하다고 가정하는, 즉 발생할 수 없는 가상의 상황에 대한 것이다. 이와 같이 정상류 모형을 적용할 경우 홍수위가 과대평가될 것임은 자명하다.

 

우선 부정류 모형에 의하여 대하천 구간의 빈도별 홍수위를 결정할 것을 제안한다. 홍수류는 부정류이며, 따라서 홍수류 계산에는 부정류 계산모형을 사용해야 함은 자명하다. 홍수통제소의 홍수예측 업무에 이미 부정류 계산모형이 활용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설계업무에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감조하천 구간에 부정류 계산모형을 적용할 경우 하류단 경계조건을 어떻게 부여할 것인가? 첨두홍수량 발생시점이 창조시일 수도 있고, 낙조시일 수도 있다. 따라서 홍수시 매 시각 조석의 진폭은 위상은 확률변수이다. 따라서 다양한 조위변동 조건을 하류단 경계조건으로 부여하여, 각각의 경우에 대하여 계산된 홍수위의 평균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강우량과 조위가 확률변수이므로, 100년빈도 강우량으로부터 100년빈도 홍수위를 결정하려면 조위에 대하여 평균된 값을 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하천 설계홍수위 결정을 위하여 현재 실무에서 수십 년간 관행적으로 사용되어온 방법은 개선되어야 한다. 현재의 방법이 홍수위를 과대평가하는 문제가 있음에도, 설계실무에서 이를 개선하려고 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역설적으로 홍수위의 과대평가를 문제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하류단 경계조건인 기점수위로는 가능한 높은 수위값을, 하천 유입유량에 대해서도 첨두치를 사용하여 계산한 결과이므로 이 결과를 근거로 결정된 제방고 등은 치수 측면에서 안전 측에 든다는 것이다. 치수 구조물의 설계에 있어서 안전성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이와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이 경제성이다. 그렇기 때문에 설계빈도를 명시하고 있는 것이며, 이것이 치수사업의 실시에 앞서 기본계획으로서 모형계산 등을 통한 분석을 하는 이유이고, 수공기술자의 존재 의미이기도 한 것이다. 제방을 안전하게만 설계하고자 한다면, 높게 더 높게 쌓기만 하면 될 일이지 부정류던 정상류던 무슨 계산이 필요할 것인가?

 

현재의 설계관행을 개선하지 않는 한, “100년 빈도 호우가 발생했음에도 하천수위는 30년 빈도 홍수위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는 “설계홍수위를 의도적으로 과대평가하고 있다”와 같은 비난에 대하여 변명할 여지가 없다. 설계빈도를 100년으로 결정했으면, 100년 빈도 홍수위를 구해야 한다. 안전성을 더 확보하고 싶다면 설계빈도를 200년, 300년, 500년으로 상향할 일이지, 100년 빈도 홍수위를 인위적으로 과대추정할 일은 아닌 것이다.

 

부정류 계산에 의한 빈도별 홍수위 산정방법은 현재의 방법에 비하여 더 많은 시간과 노력, 즉 비용이 소요될 것이며, 이는 설계비용에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전경수
교수
성균관대학교 수자원전문대학원